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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토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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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2-27 01:17 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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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가님. 앙토라는 네임이 상당히 독특한데요, 네임에 대한 설명해 주실수가 있나요?

사실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어느날 차 타고 지나가다가 길가의 광고판에서 옥토끼란 단어가 눈에 들어왔어요. 그걸 보고 그냥 이유없이 옥토란 이름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제 SNS 네임으로 사용하려 했는데, 이미 다른 작가님이 옥토란 이름을 사용하고 계시더라구요.

한발 늦어서 약이 오르기도 해서, 그 옥토를 앙 물어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앙토로 바꿔 보았더니, 독특하고 어감도 좋아서, 그 후로 이 네임을 사용하고 있어요.


작가님 이력을 보니 독특한 이력이 많으시던데, 작가로 데뷔하시기 전 어떤 일을 하셨는지 소개해 줄수 있을까요?

제가 디자인 고등학교를 졸업했는데, 그때 도장 자격증을 땄어요. 덕분에 대학 다닐 때부터 아르바이트로 건축 현장에 페인트공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일찍부터 부모님을 떠나 독립했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벌어야 됬는데, 그 중 카지노에서도 일 했었고, 고기집 알바, 아이스크림 알바 등 안해 본 알바가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살았어요.

대학 전공으로 시각 디자인학과를 나왔지만, 디자인보다는 페인트공으로 더 많이 일했던 것 같아요. 사실 작가로 산다는 건 배고픈 일이기 때문에, 작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다른 일을 통해서 수입을 얻어야 되거든요.


전혀 외모나 분위기와는 다른 일을 하셨네요. 사실 이번 개인전의 타이틀이 금지된 언어인데, 상당히 제목이 도발적이어요. 이번 개인전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실수 있을까요?

저는 사실 오랜동안 성추행이라는 악몽 같은 어둠속에 갖혀 있었어요. 어릴적 부터 믿었던 가까운 지인들로부터 여러 차례 수치스러운 일을 당해왔는데, 그게 제 내면을 파고 들어 성인이 된 이후에도 트라우마처럼 일상의 모든 생활에 영향을 주었어요. 혼자 있는 시간이면 몸이 부르르 떨린다던가, 갑자기 눈물이 쏟아진다던가, 그러다가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치를 떨다가도 공포심에 사로 잡히기도 했죠. 너무 너무 분해서 모든 걸 다 갈기갈기 찢어 버리고 싶기도 하고요.

어딘가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었지만, 제가 사회적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은 그 이야기를 하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너무 잘 알고 있었어요. 사실 그 이야기를 가까운 친구들에게 한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친구들은 제 이야기를 듣자마자 마치 제가 잘못이 있는 사람처럼 대하고, 저를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지면서 멀리하기 시작했죠. 저는 아무 잘못이 없는 어리고 반항할 수 없는 피해자였는데도 말이죠.

그러다가 작년 헤쳐모여라는 외국인 아티스트 커뮤니티에서 제 이야기를 하게 되었어요. 저는 이 금지된 이야기를 꺼내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려웠는데, 놀랍게도 그들은 제 이야기를 들어주었어요. 저를 따스하게 위로해 주었고, 공감해 주었고, 자신들이 겪었던 비슷한 경험도 이야기해주었죠.

그런데,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들어주기 시작하면서, 저의 그 고통스러운 상처가 치료되기 시작했어요. 가해자들에게 사과를 받은 것도 아니고, 그들의 사악한 짓들이 세상의 심판을 받는 것도 아닌데, 제 마음 속에 오랫 동안 쌓여왔던 분노와 공포와 억울함이 풀리기 시작했어요.

참 놀라운 일이지요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았는데, 그건 바로 감추어 왔던 제 이야기를 할수 있어서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이야기가 배척당하지 않고, 받아들여 질수 있다는 점에서요

그래서 저는 이제 자신감있고 당당하게 제 이야기를 할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해요.

지워버리고 싶었던 흔적과 고통을 제가 제일 잘 할수 있고, 갈망해왔던 예술이라는 방식으로 풀어 낼수 있는 용기를 얻었어요.


 


오랫 동안 꺼내기 힘든 주제를 예술로 승화시킨 것이군요. 그래서 그런지 작가님의 작품들에게서 성적인 이미지나 성기를 표현한 작품들이 많아요.

네. 이젠 굳이 그것을 감출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사실 성적인 부분은 인간의 본능적인 것이고, 누구나 그것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잖아요.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아티스트라면 그 주제를 다룰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성적인 모든것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려는 게 아니라, 그 본질과 정체성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열어 놓고 하려고 해요. 때론 어둡고 암울하게, 때론 유머러스하게, 또 때론 그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모든 사실을 어느 한곳에 치우치지 않게 이야기할 거여요.



 


작가님의 인스타를 보면 퍼포먼스를 하는 영상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개인전 오프닝에서도 퍼포먼스를 보여 주실 예정이시죠?

네, 저는 오랜 동안 세상 밖으로 나오기 무서워하는 소심한 사람이였는데, 이제 어항을 깨고 나오기 시작하면서, 조형이나 그림으로만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을 퍼포먼스를 통해서 표현하고 있어요.

제가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를 다 털어놓으면서 저는 비로소 자유롭고 해방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진정한 아티스트가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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