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키메라영 작가님.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작가명을 키메라영으로 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제 본명은 김미영이에요. 오랫동안 본명으로 활동해왔지만, 최근 제 작품과 관련하여 예명을 키메라영으로 지었어요. 키메라는 서로 다른 유전 형질을 가진 조직이 하나의 생물체 안에 존재하는 현상을 의미하는데요. 그리스 신화의 괴물 키마이라에서 유래되었어요. 이 괴물은 사자의 머리와 염소의 몸통, 뱀의 꼬리로 이루어져 있어요.
뱀을 모티브로 작업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때부터 인데요. 뱀보다 더 강한 힘을 상징하는 키메라를 제 작품에 영입하면서 제 예명을 키메라로 지었어요.
저는 아티스트로써 회화 및 설치작업을 병행하여 왔고, 전시기획 및 미술감독, 문화예술교육, 문화예술컨텐츠 연구 및 강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오고 있습니다.
작품들이 상당히 강렬하고 독특한데 작품에 대한 설명을 좀 부탁드려요.
2019년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했지요. 그런 아픈 현실을 보면서 "인간이 가장 싫어하는 고통과 고난이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인간이 제일 싫어하는 고난과 제가 싫어하는 뱀을 연결하여 "고난은 뱀이다."라는 의미를 부여했지요. 그러나 고난은 때때로 기쁨이나 행복 속에서도 작용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잖아요?. 그래서, 뱀은 고난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는 삶의 총체적 의미를 가지게 되었어요.
사실 저는 어릴 적부터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보수적이고 절제된 삶을 살아왔어요. 그러나 예술가로서의 제 정체성은 그와 정반대인 도발적이고 도전과 자유로움을 추구하기 때문에, 예술가적 성향과 현실의 제 삶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느끼며 살아왔지요. 하지만 일상적인 감정과 내면의 생각,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 등을 예술로 풀어내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어요.

작가님이 미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특별했다고 들었어요.
사실 미술은 저에게 첫사랑과 같은 존재였어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와서 처음으로 덕수궁에서 열린 미술전람회를 관람했을 때, 작품에 깊이 빠져 눈물을 흘린 적이 있지요. 그 당시 형편상 그렇게 원했던 미술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했고, 미술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후로는 의도적으로 예술에 대한 생각을 외면하며 살아왔어요.
2006년, 갑작스러운 신장병으로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되었을 때, 힘든 치료를 받으면서도 그 동안 해보고 싶었던 그림을 그려보자고 결심했어요. 몸이 힘든 상황에서도 붓을 들고 그린 그림이 수채화협회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게 되었지요. 그 당시에는 비전공자가 화가 입문하는 방법은 공모전에서 입상하는 것이었죠. 높은 경쟁률을 뚫고 큰 상을 받았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었고, 첫사랑으로 간직했던 예술에 대한 꿈을 이루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어요. 그 후 꾸준히 작가 활동을 했고, 뒤늦게 홍대 미술대학원에서 회화전공 석사 졸업을 했지요. 그렇게 제 나이 40대에 본격적인 예술 활동 하게 된 거에요.

이번 전시의 주제가 2025 뱀의 알레고리인데, 그 의미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네, 2025년 뱀의 해를 맞아 전시 제목을 2025 뱀의 알레고리전으로 정했어요. 이 전시는 뱀을 주제로 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고, 인간의 다양한 고난을 극복하고 초인을 지향하는 철학을 담고 있어요. 또한, 인간에게 다가오는 고난에 대한 역설적인 해석을 통해 희망을 전달하고자 해요.
여러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비유를 의미하는 알레고리라는 단어를 사용했어요. 작품에 등장하는 뱀은 많은 우화와 사유를 담고 있고, 고난에 대응하는 초인사상과 긍정의 철학, 인간애 등을 표현하고 있어요. 독특하면서도 밝고 강렬한 색감의 작품을 감상하시면서 긍정의 에너지를 느끼시길 바랍니다.
왜 제가 고통과 허무를 넘어서는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책을 읽고 나면 가슴 뜨겁게 와 닿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꼭꼭 가둬두었던 제 삶의 이야기들이 후두두둑 쏟아지며 누군가는 충격을 받을 테고, 작가의 이미지는 추락할지도 모를 그 위험한 일에 발을 내딛은 거지요. 하지만 내 안에 지고지순한 사랑이 말하는 게 있어요. 누군가는 그걸 느끼기도 하겠지요.

작가님이 말씀하시는 디오니소스적 아티스트란 무엇을 말하나요?
디오니소스적 아티스트라는 표현은 철학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가 언급했지요. 그것은 고통이 내면화된, 디오니소스적 부활이 훈련된, 삶의 가장 낯설고 가혹한 문제들에 직면하여 그 문제를 재해석하고 삶 자체를 긍정하는 사람을 의미하지요. 그런 나의 삶은 나의 책 속에서 말해줄 꺼에요. 키메라 영은 디오니소스적 아티스트 라는 것을요.
나에게 책의 출판은 우울한 기억을 재해석하고, 삶을 통합적으로 치유하며, 새로운 삶을 시도하는 자기 암시이자 스스로에게 주는 응원이에요. 책이 출판되면, 작가 키메라 영의 책에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프로필
Installation and Painting. 융복합 Multi Artist.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석사졸업
개인전 Solo shows 일본 다카사키미술관 외 20회
아트페어 Fair booths BAMA 외 13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