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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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7 17:07 4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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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어킴 작가님은 한국외대 졸업후 중국 명문미대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는데 중국에 있는 미대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저는 어릴 적부터 동양철학과 문학에 흠뻑 빠져 살았어요. 한시와 중국 고사 성어, 중국 역사와 문학을 좋아했고요, 같은 기반에서 명리학 공부를 오랫동안 해왔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호감도와 관심이 컸어요.
명리학적으로 종교, 철학, 예술은 같은 카테고리로 보는데, 보이지 않는 부분과 인간의 정신적인 영역을 다루기 때문이죠.
두 번째 이유는 일단 중국의 미술시장은 상당히 커요. 중국의 미술시장 규모는 이미 세계 2,3위권으로 올라왔고, 거래량도 상당하죠. 이왕 미술을 전공으로 배워야겠다고 생각한 이상, 이왕이면 시장이 큰 곳에서 활동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죠.
하지만 슈어 킴님의 작품들은 동양적이라기보다는 팝 아트 같은 모던함이 있지 않나요?
네, 맞아요. 중국 미대에 다닐 때 제 작품들은 항상 논란을 불러일으켰어요.
중국 미대에서는 학기가 끝나면 오픈 하우스처럼, 학생들의 작품을 교실에 전시해 놓고, 모든 교수님과 학장님까지 교실을 돌아다니면서 학생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평가하는 학풍이 있는데, 제 작품 앞에서는 학생들이 몰려와서 셀카를 찍곤 했어요.
하지만 학풍과 맞지 않아서 그런지 제 작품이 통째로 치워졌던 적도 있고요, 교수님이 너의 그림은 우리 학교와 맞지 않는다고 말씀하신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창의적이라는 것은 용기와 도전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늘 반 동기들이 하지 않는 방식을 고민해 왔어요. 그래서 그런지 블라인드 심사에서 제 작품이 교수님들의 만장일치로 창의적 작품으로 뽑히기도 했었죠.
추구하는 가치나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해주실 수 있나요?
예술가는 사회를 관찰하고, 자신의 철학과 고민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시각화하여 대중에게 선보이는 일을 하죠. 관찰과 고민이 없이 기술적인 손작업만으로 예술작품을 창조할 수 없어요.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사람들의 가치와 인식도 달라지므로, 그런 변화되는 모습을 작품을 통해 잘 반영해 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예를 들면 우리는 하루 종일 인터넷에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시대에 살고 있죠.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등 수많은 SNS 와 메타버스 AI까지 과거에는 듣고 보지 못한 신문물의 영향 속에서 살 수밖에 없어요.
또한 도시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환경은, 잘 정돈된 반듯한 건물, 쇼핑센터와 커피숍, 정방형의 사무실과 건물들이고, TV와 인터넷, 휴대폰을 보고 자라, 디지털 미디어와 디지털 색상에 익숙한 세대들이 광고판과 전광판 같은 상업 디자인에 노출되어 살아가므로, 이게 하나의 현대를 살아가는 문화적 요소가 되는 거여요.
이러한 총체적인 모습을 반영하여, 사회 비판적인 모습보다는 행복과 유쾌함, 긍정적이고 희망을 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비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세요.
비휴는 중국 전설 속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로, 액운을 막고 부를 가져다주는 동물이어요. 눈은 부리부리하고, 돼지코에 곰과 같기도 하고, 호랑이 같기도 한 얼굴에, 먹기만 하고 뱉을 줄을 몰라서 배가 산처럼 둥근... 그래서 재물운을 키워주는 동물로 알려졌는데, 사람들은 액운을 막고 부귀영화를 취하기 위해 비휴를 장식품으로 만들거나, 그림을 그려서 가지고 다녀요.
사실 원래 예술은 종교적이거나, 매우 실용적인 이유에서 시작되었어요. 동굴벽화에서 발견된 그림들은 의식주의 풍요, 또는 신에 대한 기원을 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려졌고, 전통적으로 동양 사람들은 액운을 막아 주거나, 부, 행복한 결혼, 건강한 삶에 대한 염원 같은 매우 현실적인 이유로 그림을 소유했는데, 좋은 의미를 담은 그림을 소유하고 있으면, 그것이 마치 그들과 가족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믿었고 그러한 풍습은 아직까지도 내려오고 있지요.
제 그림 속의 비휴는 전설 속의 사납고 거친 비휴의 모습과 다르게 만화 속 캐릭터처럼 장난스럽고 개구쟁이 같아요. 전설 속의 무시무시한 동물이 친숙하고 현대적인 모습으로 사람들과 함께 현대적인 일상을 살고, 사람들의 욕망을 반영하고, 적극 지지해 주죠.
현대사회는 물질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사람들은 이전보다 정신적으로 더 힘들어하고 불안감과 우울감에 빠지기도 하는데. 마치 비휴 같은 수호신이 그들을 지켜주고 보호해 준다면, 사람들은 더 행복하고 긍정적인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작품을 그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뭔가요?
▶메시지와 색상요. 현대에 들어와서 예술이 너무 난해해지고 있어요, 그래서 혹자는 현대미술이 길을 잃고 대중에게서 멀어지고 있다고 이야기도 하죠. 사실 예술이 난해해야 할 이유가 없거든요. 문맥도 맞지 않는 현란한 수식어나, 공감할 수 없는 난해한 표현으로 뭔가 대단한 것을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고 말하기보다는,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하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봐요.
하얀 종이에 선 하나 그어 놓고, "어디 너희들이 내 의도를 맞춰봐"라고 한다면 대체 누가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겠어요? 예술의 영역을 대중문화와 어느 정도 선을 가를 수 있는 메타포와 전달 방식을 고민하여, 그 애매한 부분 어딘가에 조심스레 정착시킬 수 있는 표현 능력이 작가의 역량을 좌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봐요.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하나는 색상인데, 색상은 메시지만큼이나 작품의 표현에 중요한 요소로, 작품 전체적인 분위기와 작가의 의도를 가장 잘 나타내주죠. 사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 명리학적 사고를 많이 해요. 이왕이면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색상과, 톤 그리고 조합을 고민하는데. 이건 뭐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운 부분이긴 하지만, 대부분 제 그림을 보시는 분들이 색감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일 것 같아요. 아마 " 명리학적 사고를 예술을 통해 표현한다"라는 독특한 영역에서 그림을 그리는 저만의 분야가 아닐까 해요. 이건 특수한 부분이기 때문에 뭐라 이야기할 수 없지만, 아무튼 예술가로써 저희 희망은 사람들이 제 그림을 보면 좋은 기운을 느끼고, 기분이 좋아지고, 희망을 갖고,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바람입니다.
슈어 킴 작가의 그림은 전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 부인과 Amrican lady club 등에서 소장하고 있다.